주님이 보내주신 선물 홍석태
발달장애가 있는 저의 큰아들은 자라면서 점점 탈 것에 집착했습니다. 특히 지하철에 꽂혀서 역 이름을 다 외우고 안내 방송을 따라 했습니다. 문이 열리고 닫히는 소리까지 똑같이 흉내를 냈습니다. 처음 듣는 사람들은 그런 큰아들을 신기하게 바라보지만, 그 소리는 제게 소음 이상의 스트레스였습니다. 그러다 결국 제 혈기를 유발하는 촉매제가 되었습니다.
평소 저는 '나 죽으면 그만인데 생명보험은 들어서 뭐 하나. 나는 나 자신만 믿는다'며 심히 교만하고 오만한 말을 입에 달고 살았습니다(3절). 아들의 장애를 인정하고 긍휼히 여기기는커녕 중얼거림을 통제한다는 구실로 삼세번 규칙을 정해놓고 아들에게 윽박지르다가 말을 듣지 않으면 손찌검을 일삼았습니다. 그로 인해 집안은 늘 폭풍 전야와 같았습니다. 교회를 다녀도 여호와는 죽이기도 하시고 살리기도 하시는 분임을 몰랐습니다(6절). 그래서 '왜 하필 나에게 이런 자식을 주셨느냐!'고 하나님을 원망하며 지옥을 살았습니다.
그러다 저는 7년에 걸친 아내와 공동체 지체들의 기도로 주님을 영접했습니다. 그리고 말씀으로 양육을 받으면서 지난 20여 년 동안 저의 혈기를 충만하게 한 큰아들의 중얼거림이 저를 구원하시려는 하나님의 끊임없는 메시지임이 깨달아졌습니다. 자폐인 큰아들이 저의 구원을 위해 주님이 보내주신 선물임도 인정하게 되었습니다.
이제 서른한 살이 된 큰아들은 여전히 지하철역 이름들을 읊조립니다. 하지만 청년부에서 지체들의 도움을 받아 함께 삶을 나누며 공동체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사회적협동조합에서 월급을 받으며 마음껏 지하철을 타고 출퇴근하고 있습니다. 저의 죄를 보게 하시려고 때가 될 때까지 인내하며 기다려주신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에 눈물로 용서를 구합니다. 장애 아들을 통해 저의 뿔이 높아지게 하신 주님으로 말미암아 기뻐하며, 영적 자녀 일곱을 낳는 인생이 되기를 소망합니다(1, 5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