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2 박주희
고2 박주희입니다. 저는 모태신앙으로 태어나 어릴 때부터 교회 가는 게 익숙했습니다. 매주 교회 가서 찬양하는 걸 좋아했지만 말씀이 들리지 않았기에 예배나 큐티는 잘 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다 중학교 3학년쯤 제자훈련을 받으며 말씀이라는 것에 조금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고, 말씀 읽는 것이 습관이 되면서 제 모습을 돌아보게 됐습니다.
저는 친구관계에 조금 문제가 있는데, 할 말을 잘 못 찾겠어서인지, 친구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잘 모르겠어서인지 소통에 어려움이 있습니다. 저는 이게 어릴 때, 가족들과 해외에 잠시 정착하면서 언어가 잘 안돼서 친구를 안 만들고 사회성을 기르지 않아서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큐티하면서 생각해 본 결과, 무엇보다 제 교만과 이기심 때문에 친구가 잘 만들어지지 않았음이 인정되었습니다. 제 생각이 너무 강해서 친구들과 있을 때 온전히 친구를 위해 생각해주지 못하고 제 이익만을 생각했습니다. 저는 친구들이 저를 잘 대해주고 신경써주길 바랐으면서, 정작 친구들이 힘들 때는 어차피 내 일이 아니라는 생각으로 대충 위로해줬습니다. 조별과제를 할 때면 제가 원하는 바가 명확해서 조원들과 말 맞추기가 어려웠고 어쩌다보니 제가 강요하는 분위기가 될 때도 종종 있었습니다.
특히 고등학교에 들어오고부터 인정중독이 심해진 것도 있습니다. 제가 다니는 학교는 수업 태도가 성적 비중이 큰데, 잘하는 모습만 보여주고 싶어서 제 생각이 틀릴까봐 발표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잘하고 싶은 마음과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큰데, 저희 반에는 크게 노력하지 않아도 머리가 좋아서 성적을 쉽게 잘 받는 친구들이 많다보니 계속 비교하게 되고, '왜 나만 이렇게 부족하지'라며 제 상황을 억울하게 여겼습니다. 학교에서는 계속 집에 빨리 가서 공부할 생각만 하니 친구들에게 소홀하면서, 집에 와서는 쌓여있는 할 일들을 견디지 못해 책상에 앉기가 어려웠습니다. 제 안의 교만이 제 열등감을 받아들이지 못해 매일 인터넷을 하며 회피했습니다. 그러면서 '나는 지금 이러고 있을 사람이 아니다'라는 생각으로 매일 제 상황을 직면하지 못하는 제 자신을 비하했고, 매일 후회로 끝나는 날들을 반복했습니다.
이런 불안 속에서 저를 건져낸 건 말씀이었던 것 같습니다. 말씀 덕분에 인터넷에 중독 돼서 할일을 아무것도 못하고 있을 때 '나는 사실 이럴 사람이 아니다'라는 생각도 교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중독에서 제 힘으로 빠져나오지 못하는 연약함도 포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한, 저는 많이 노력해서 어렵게 점수를 받아도 친구들은 쉽게 받을 때, 전 같았으면 열등감과 억울함에 빠져 무기력 해졌을 텐데, 지금은 이 상황도 제 성적욕심과 인정중독을 무너뜨리시려는 하나님의 완벽한 계획임이 조금이나마 믿어졌습니다. 또 제가 좋은 성적만 받고 인정만 받았다면 하나님을 지금처럼 의지할 수 없었을 거라는 생각이 드니, 제가 무너뜨려진 고난이 축복임이 깨달아졌습니다.
갑자기 말씀이 깨달아져서 사람이 180도 달라지는 드라마틱한 변화는 아니지만, 매일매일 내 죄를 보고 가는게 점차 습관이 되고 하나님에 대해 조금씩 알게 되면서, 하나님 없이 살던 때 제가 얼마나 미련했고 사서 고생을 했는지 의식하게 되었습니다. 지금도 학교에 가면 친구들과 비교가 되고 자기비하가 되지만, 항상 저를 지키시고 가장 완전한 길로 인도하시는 하나님이 계시니 안심이 되고 기쁩니다.
아직도 좋은 성적을 받고 싶은 마음이 가득하지만 매일매일 묵상하며 이 욕심을 가지치기 해 나갈 수 있도록, 또 저와 같은 고난을 겪고 있는 친구들도 말씀안에서 다시 설 수 있도록 기도 부탁드립니다. 주일마다 고등부를 위해 섬겨주시는 선생님들과 스텝분들, 그리고 오늘 이 자리에 세워주신 목사님과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