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고등부 2학년 원예준입니다. 저는 모태신앙은 아니지만 어렸을 때부터 아빠가 성경에 나오는 이야기를 들려주셔서 자연스럽게 하나님의 존재를 믿게 되었습니다. 예수님의 말 한마디에 죽은 나사로가 깨어났다는 이야기, 홍해가 갈라졌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신기하고 궁금해서 아빠에게 질문을 하기도 하고 스스로 성경책을 펼쳐 보기도 했습니다. 9살 때 스트레스성 위염으로 매일 아침마다 구토와 설사를 하며 힘든 시기를 보냈는데, 매일 밤마다 잘 알지도 못하는 하나님께 울면서 기도했습니다. 그 외에도 부모님이 싸우시거나 무서울 때마다 기도를 드렸는데, 그때마다 하나님께서는 어린 저를 위로해주시고 안심시켜 주셨습니다. 그러다 초등학교 5학년에 어머니께서 대장암을 계기로 우리들 교회에 나오셨고, 저희 가족 모두가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받게 되었습니다. 부모님께서는 부부목장을 하시며 싸우는 일이 줄어들었고 그걸 보면서 하나님께서 분명 계신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누나가 학업 스트레스로 심한 우울증을 겪고 저도 새로 간 학교에서 적응을 하지 못하면서 힘들어하는 사건이 찾아왔습니다. 항상 밝은 모습으로 저와 놀아주던 누나가 툭하면 울고 방에서 나오질 않으니 어색하고 낯설었습니다. 자퇴를 하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누나가 걱정되면서도 한편으로는 나는 힘들어도 이렇게 다니고 있는데... 하는 생색이 올라왔습니다. 엄마는 누나의 사건을 계기로 학업에 대한 걸 많이 내려놓으셨고 공부로 힘들게 한 것에 대해 누나에게 진심으로 사과하셨습니다. 다행히 누나의 상태는 점점 좋아졌고 피아노, 작곡, 컴퓨터, 알바 등 그동안 하고 싶었던 것들을 하면서 행복하게 지냈습니다. 하지만 저는 누나의 일에 같이 울고 웃어주기 보다 저의 고난에만 신경쓰기 바빴습니다. 친구가 없다는 현실에서 도피하고자 친구도 많고 인기도 많은 상상속의 나를 만들어서 망상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또한 학교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풀려고 자전거를 위험하게 타다가 넘어져서 크게 다치기도 했습니다. 그 이후로 자전거 트라우마가 생겨서 의지할 게 없어지자 저는 또다시 말씀이 아닌 세상 즐거움을 선택했습니다. 음란물을 보고 밤을 새면서 게임을 하고 더 깊은 망상에 빠지며 정신이 피폐해져 갔습니다. 현실을 제대로 살아갈 수 없었기에 결국 저도 자퇴를 결심하고 학교를 쉬면서 더욱 무기력하게 지냈습니다. 그러다 자퇴 숙려기간이 거의 끝나갈 무렵, 청소년부 사역자님께서 심방을 오셨고 다시 학교를 다니는 게 어떻겠냐고 권면해 주셨습니다. 저는 사역자님이 나의 아픔을 알기는 알고 저러는 걸까, 내 고통을 직접 느껴보면 저런 소리가 안 나올 텐데 라고 생각하며 전도사님을 정죄하고 원망했습니다. 결국 학교를 다시 가기로는 했으나, 절대로 심방 때문에 학교를 다시 가기로 한 게 아니라는 것을 강조했습니다. 나의 아픔에 비하면 학교의 고난은 아무것도 아니며 어차피 나는 더 잃을 것도 없다는 사실을 모두에게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하나님의 뜻이 아닌 제 뜻으로 학교를 다니니 당연히 지칠 수밖에 없었고 결국 저는 더 크게 망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런 저를 두고 만 볼 수 없으셨던 하나님께서는 불건전한 대화방에서 사기를 당하여 저의 수치가 만천하에 드러나는 사건을 주셨습니다. 어차피 망한 인생이었기에 더 잃을 것도 없다고 생각했지만 막상 친구와 지인들이 나의 민 낯을 알게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너무 두렵고 무서웠습니다. 다행히 경찰서를 다녀온 이후 사건은 일단락되었지만 부모님을 실망시켰다는 죄책감에 스스로를 용서할 수가 없었습니다. 나 같은 건 죽어야 해, 나는 살아있을 가치가 없어 등 부정적인 생각들이 머릿속을 지배하고 괴롭혔습니다. 학교에서 가위로 상처를 내고 옷에 피를 묻힌 채 집에 돌아온 적이 있는데 피투성이라도 살아있으라는 말씀이 기억나 눈물이 쏟아졌습니다. 살지도 못하고 죽지도 못하고 대체 나보고 어떻게 하라는 겁니까!, 대체 저를 왜 태어나게 하셨습니까! 라는 생각에 하나님이 원망스러웠습니다. 그래도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며 큐티 책을 펼쳤는데, 놀랍게도 그 이후부터 제 정신상태와 믿음이 빠른 속도로 회복되었습니다. 호세아 14장 4절, 내가 그들의 반역을 고치고 기쁘게 그들을 사랑하리니 나의 진노가 그에게서 떠났음이라 라는 말씀처럼 하나님께서 저를 용서해주시고 사랑으로 고치시는 것이 진심으로 느껴졌습니다. 폭풍후 가운데 하나님을 만났던 욥처럼 저도 지옥 같은 환경속에서 하나님을 만나 회개했고 현재는 친구도 생기고 공부에도 흥미가 생기는 등 감사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친구들의 추천으로 모범상을 받고 조금만 공부해도 성적이 좋게 나오니 자기의가 생기고 교만 해집니다. 지지난주 돌아온 탕자 설교를 들으며 제가 둘째아들의 모습에서 점점 첫째아들의 모습으로 변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친구들의 간증을 들어도 나는 잘 살고 있으니까 나 하고는 아무 상관없어.라는 이기적인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목사님께서 말하신 것처럼 아버지와 동생의 품에 안겨서 같이 울어주고 슬퍼해주는 것이야 말로 제가 해야 할 일인 것 같습니다. 저처럼 자퇴를 고민하는 친구들의 아픔을 헤아려주고 제 고난을 나누면서 공감할 수 있기를 기도 부탁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저의 구원을 위해 힘쓰시는 부모님, 심방을 오셔서 다시 학교를 다닐 수 있게 해주신 사역자님과 부장님, 선생님께 감사드리며 항상 의지할 수 있는 우리들 공동체와 스올에 빠져 죽을 뻔한 저를 살려 내시고 제 삶을 풍요롭게 해주신 하나님 아버지,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