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등부 제자훈련 생활숙제- 진성민
가족의 발 씻겨주기
요한 복음 13장 1절~ 20절 까지를 보면 예수님께서 제자들의 발을 씻겨주시는 장면이 있다. 이번 숙제의 취지는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비슷한 상황이라고 생각해서 그 구절들을 읽으면서 가족들의 발을 씻겨 주었다.
아버지: 강팍하시고 거의 완벽주의자이신 아버지는 내가 기독학교에 들어가고 나서부터 우리들교회에 나오시고 큐티를 하시면서 변화하셨다. 사실 만약에 내가 계속 일반학교를 다녔더라면, 우리 가정은 아직까지도 아버지 밑에서 숨죽여서 살아야 했을 것이다. 어렸을 때 내가 하는 행동은 대부분이 아버지의 기대에 못 미쳤기 때문에, 항상 혼나는 것은 거의 나였다. 아버지하고는 같이 있는 것 자체가 힘들 정도였기 때문이다. 아버지는 무엇인가를 시작하면 매우 열심히 하기 때문에, 다행히 큐티도 열심히 하시고 말씀도 열심히 들으시면서 나름대로 변화하시려고 부단한 노력 끝에 지금은 많이 누그러지셨다. 살면서 처음 해본 발 씻기기는 아버지와 나의 여태까지 살아왔던 것에 대해서 서로 말하면서 미안하고 용서하는 시간을 가졌다. 첫 번째로 씻겨드렸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였다. 꽤 감동적이고 은혜로운 시간 이었다.
어머니: 약간 신경질 적이지만 워낙 성격이 좋으신 분이라 어머니한테 발을 씻겨드리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고 여태까지 살아오면서 키워주고 걱정해주고 교회에 잘나오신 것 등에 대해서 어머니에게 말씀 드렸다. 학교를 안 다니기 때문에 항상 집에 있기에 매 시간 마다 보는 것이 어머니이다. 그래도 꽤 좋은 시간이었다.
누나: 시험기간이라서 많이 까칠해진 누나는 거절할 줄 알았다. 그래도 다행스럽게 알았다고 했다. 사실 알았다고 하기보다는 거의 반 강제적으로 두 번이나 씻은 발을 또 씻었다. 누나의 발을 씻겨주기 전에는 TV보는 것 때문에 싸워서 냉전 상태였다. 나하고 누나는 내가 그 학교를 다니는 1년 반 동안 거의 안 싸웠다. 그러나 집에 오면서 TV 보는 문제로 벌써 3번이나 싸웠다. 사실 TV 때문이라기 보다는 사소한 일이기 때문에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 같다. 누나는 발을 씻겨주면서 여태까지 살아오면서 느낀 것들을 말해주기 보다는 그저 누나를 복 돋아 주는 시간이었다. 그래도 다시 사이는 화해가 되어서 좋은 시간이었다.
꽤 재미있는 시간이었다. 나름 진지하기도 했지만 그건 아버지를 씻겨드릴 때만 그랬고 나머지는 그저 화기애애한 시간이었다. 앞으로 기회가 있으면 한 번 더할 생각이다. 자주는 말고 왜냐하면 대야에 물을 못 맞춰서 넘쳤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