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대에 떨어졌습니다.
집에 오는 길에 확인했는데, 확실히 떨어졌습니다.
처음에는 눈을 의심하면서 몇 번이고 다시 합격자 조회를 해보았지만
떨어진 건 마찬가지였습니다.
작년에 떨어진 대학까지 포함하면 9개가 떨어졌습니다.
정말 징글징글하게 안 붙여주십니다.
올해 초부터 있었던 일들, 그리고 수능 최저까지 간신히 맞추게 하셔서
당연히 붙여주실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또 떨어졌습니다.
마음이 착잡했습니다.
여러 생각들이 교차했습니다.
원망도, 짜증도, 그러면서 이러면 안 된다는 생각들도 왔다갔다거렸습니다.
담임 목사님 설교를 들어도 시큰둥했습니다.
아침에 빼곡히 적어놓은 큐티 책을 펼쳐봐도 시큰둥했습니다.
두렵기도 했습니다.
이대로 대학에 다 떨어지기라도 한다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이 있었습니다.
세상의 시선들이 두려웠습니다.
그러나 여기서 무너지면
그건 사단이 낄낄 웃는 일밖에는 안 되는 것 같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힘들다고... 고단하다고... 이젠 보상을 받아야한다고...
그런 생각을 갖는 것 자체가 기복 신앙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하나님께서 다윗에게 예수님의 조상의 예표로 보이기 위해서
각종 사건들을 주시고 고난들을 주셨다고 합니다.
작년에도 대학에 떨어지고 가장 먼저 나왔던 것이 원망이었습니다.
그 때와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습니다.
어떤 것을 주시던지 달게 받겠습니다.
어떤 결과를 주시던지 인도하심대로 이끌려가겠습니다.
그렇게 생각하니 마음이 편합니다.
저의 3년 고등학교 생활을 보상 받으려는 마음을 버리고
친구들과 비교하지 않겠습니다.
만일 제가 S대가 됐다면...
제가 평소에 교만함 때문에 별로 마음에 안 들어하던 친구들을 보면서
'나는 하나님 믿으니까 저 녀석들을 이긴 거야!'라고 생각하면서
두 배는 더 교만해졌을 것입니다.
교만함을 버리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입시가 전적으로 하나님의 손에 달려있음을 알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아직도 이기고 또 이기려는 마음을 쳐주시니 감사합니다.
세상 노력으로도 안 되는 일이 있음을 알게 해주시니 감사합니다.
작년에 떨어뜨리신 예방 주사로 올해 더 큰 상실감에서 벗어나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연약한 제가
이런 큰 사건 앞에서 담담하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제 내일 남은 대학교 면접을 잘 보고 오겠습니다.
내일은 감사할 일이 아닌, 회개할 일이 생기도록 열심히 보고 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