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난 예수(4)
작성자명 [나화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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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04.10.05
어제는 잠깐 성경공부했더니 역쉬 재미가 덜 했던 모양입니다.
오늘 수요예배에 갔더니 저와 동시대를 살았던 선생님들께서 다음 얘기가 궁금하다고 하던데 학생들에겐 공감되는 부분이 덜 할 것 같기도 하네요...
아무튼... 교정에 따뜻한 봄바람이 불 때 핸섬가이가 나타나면서 우리 과에는 지각 변동이 일어났습니다. 회화과의 한 여학생이 핸섬가이를 보러 매일 조소과로 출근을 했습니다.
당시 여자 인체를 만들고 있었는데 작품만들 때 그 여학생이 도와 주기도 하고 작품을 완성하니 석고까지 자신의 돈으로 사와서 석고를 뜨는 것이었습니다. 저러다가 말 한번 못해보고 다른 과 여학생에게 빼앗기겠다는 위기감이 들자 저는 몇몇 친구들에게 핸섬가이와 한번 사귀어 보게 도와 달라고 했습니다.
점심시간이면 우리과 학생들은 실기실에서 모두 모여 도시락을 먹었습니다.
친구들은 핸섬가이옆 자리를 비우고 항상 저를 앉게 도와주었습니다. 옆에 있으나 아무 말도 못하고 혼자서 끙끙 앓았습니다.
그 시절은 점심을 먹고 나면 누군가가 기타반주를 하면 다함께 노래를 부르는 낭만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가이가 기타를 잘 칠 뿐 아니라 플룻과 클라리넷까지 불어대고 자기 어머니가 교회의 권사라는 말까지 했습니다.(당시 미술하는 친구들이 음악에도 관심이 많아 악기를 갖고 다니거나, 노래를 하거나 그래서 가수하는 친구들이 꽤 있었어요)
세상에 세상에...
저희 부모님께서 예수님과 상관이 없는 삶을 사셨기 때문에 교회에서 성경공부를 통해 꼭 믿는 사람과 결혼을 하리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와 어떻게 사귀냐구요?
그때는 연애를 하면 곧 결혼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던 때였습니다. 그래서 연애를 하더라도 아주 신중했고 결혼할 때까지 연애 한 번 못해 본 친구들도 아주 많았습니다.(예를 들자면 김양재목사님이랄까) 더구나 여자가 먼저 남자에게 프로포즈할 수 있는 분위기는 아니었습니다.
6월에 학교 잔디밭에서 야외 조각전이 있었습니다.
설치작업을 하다가 그 가이가 작품을 세우게 붙잡아 달라는 말에 제 친구가 달려가서 작품을 붙잡아 주다가 위에서 내리치는 큰 나무 망치에 얻어 맞고 기절하는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학생들은 모두 놀라서 달려 왔고 저와 절친했던 친구는 학교 근처에서 병원을 하셨던 저희 형부 병원에 빨리 옮기게 되었고 다행히 별 이상이 없었습니다.
그날 야외 조각전 오프닝이 끝나자 우리과 학생들은 모두 모여 뒷풀이 했는데 제 친구의 사건을 계기로 저와 그 가이와 우여 곡절끝에 사귀게 되었습니다. 그로부터 3년 동안 연애하다가 결혼을 하게 되었습니다.
저희들은 결혼을 하면서 주일만 잘 지키는 Church man이었습니다.
예수님을 믿는다는 것은 그저 주일지키고 거짓말하지 않고 착하게 살면 우리의 삶에 평안과 보호를 해주시는 정도로 알았습니다.
평탄하고 별 사건이 없었던 신혼시절, 저희들은 조각공부를 계속하기 위해 이태리 유학을 결정했습니다. 1982년 6월, 임신 3개월에 저는 아무 것도 모른 채 무식하고 용감하게 유학 길에 올랐습니다.(내일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