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조항진입니다.
저는 죄인입니다. 저의 죄패는 과거의 수많은 트라우마를 숨긴 채 겉으로는 괜찮은 척했던 것입니다. 어머님의 백혈병, 아버지의 늦은 출퇴근, 학교 안에서의 괴롭힘의 사건들이 트라우마였고 그것들이 저를 계속해서 병들게 했습니다. 그럼에도 내색하지 않고 참고 살아왔습니다. 그러다 보니 아픔의 기억들이 많이 사라졌습니다. 하지만 돌아보니 그것은 착각이었고 사라진 게 아니라 그저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던 것입니다. 그렇게 모르는 상태로 10년 동안 아픔을 해결하지 못 한 채 안고 살았습니다. 그러던 도중, 우리들교회에 오게 되었습니다.
교회에 대한 첫인상은 그리 좋지 않았습니다. 너무 아픈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사실 저 또한 수많은 상처를 가진 아픈 이들 중의 한 명이었는데 이를 잊어버린 채 그들에게 강한 이질감을 느껴 그들로부터 거리를 뒀습니다. 심지어 아픔을 그저 한탄하는 사람들이라고 정죄했습니다. 어느 날 제 생각을 목장에 나눴는데 목장의 생각은 저와는 많이 달랐고 목원들은 저를 보며 '네가 제일 아픈 사람이다.'라고 진단을 내렸습니다. 그러나 그 당시 저는 그들의 말을 인정하기 힘들었습니다. 가정도 화목했고 사고 치지 않고 건강하게 자라온 저에게 아픈 사람이라니, 그 말에 동의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돌아보면 그들의 시선이 맞았습니다.
하지만 주님의 은혜로 제 안에 묵혀 있던 상처들을 보게 됐습니다. 그리고 자기가 병들어가는지 모르고 남의 상처만 신경 쓰던 제 모습 또한 보게 됐습니다. 그 순간 저 또한 다른 이들과 다를 바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그 뒤로 변화되기 시작했습니다. 정죄와 방관이 아닌 관심과 체휼로 바뀌게 됐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치유로 이어졌습니다. 물론 지금도 해결되지 않은 아픔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전과 다른 점은 공동체와의 나눔을 통해 치료받는다는 것입니다. 최근에 이직이 원활히 되지 않아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습니다. 취직을 위해 열심히 준비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아 저의 영과 육은 피폐해져만 갔고 설상가상으로 공황까지 터져 상황은 점점 안 좋아졌습니다. 최악의 상황 속에서 말씀과 공동체가 저의 도피성이 돼 주었고 고통 속에서 벗어나게끔 이끌어주었습니다. 이러한 치유는 취직이라는 축복으로 이어졌습니다.
지금은 감사함 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물론 새로운 사건들이 저를 옥죄일 수 있겠지만 말씀과 공동체가 있기에 다시 이겨낼 수 있을 거라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