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언제나 사랑에 목마른 아이였습니다. 늘 사람들이 나에게 관심을 가져주길 바랐고 늘 사람을 그리워했습니다. 저는 바로 사람 중독이었습니다. 물론 처음부터 사람 중독이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어렸을 적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나 무남독녀로 남부럽지 않은 가정에서 부모님의 사랑을 받으며 자랐습니다. 어릴 때는 외국에서 생활을 했었고 그때까지는 누구나가 다 인정하는 행복한 가족이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초등학교를 입학 할 나이가 되어 한국에 들어오게 되었을 즈음부터 행복한 우리 가족이 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공부를 마치신 아버지는 한국에 돌아오자마자 큰 회사에 들어가게 되셨고 일에 성공하고 돈을 많이 벌겠다는 야망에 미친 듯이 일을 하기 시작하셨습니다. 일주일에 한번 집에 들어올까 말까 하셨고 늘 술에 취해 들어오시기 일쑤였습니다. 아버지가 집에 들어오시는 날이면 어머니는 가족에 신경을 좀 써달라며 싸우셨고 거친 몸싸움도 오고갔습니다. 결국 아버지는 짐을 싸들고 집을 나가셨고 제가 초등학교 2학년 때 부모님은 별거를 하시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후 더 큰 고난이 찾아왔습니다. IMF로 아버지가 운영하시던 회사가 부도가 나면서 아버지는 우리 집에 올 차압을 막기 위해 어머니께 이혼을 하자고 하신 것입니다. 어머니는 어쩔 수 없이 이혼을 택했고 그 후 아버지는 신용불량자가 되셨으며 어머니는 우리 집의 가장이 되어 밖에서 일을 하기 시작하셨습니다. 그때부터 저는 늘 집에 혼자 있게 되었습니다. 늘 밥을 혼자 먹었고 늦게까지 집에 혼자 있었고 늦은 밤 매일 아무도 없는 집에 혼자 들어와야 했습니다.
그렇게 지내기가 3,4년, 전 혼자 있는 것이 몸서리치게 싫어졌습니다. 너무나 외로웠습니다. 그리고 회사의 부도 이후 신용불량자가 되어 이상하게 변한 아버지는 저를 더욱 힘들게 하였습니다. 일 년에 한두 번 정도 아버지를 만났었는데 그 때마다 늘 아버지는 자신의 무능력함을 내세우며 술 먹고 일찍 죽고 싶다고 자신의 한탄만 늘어놓았습니다. 아버지는 단 한 번도 다른 가정에서 찾아 볼 수 있는 딸에게 하는 다정한 말 한마디조차 저에게 하지 않으셨습니다. 전 우리 집이 이렇게 된 것이 아빠 탓인 것만 같았습니다. 나에게 사랑을 주지 않는 아빠가 미웠고 이혼만은 원치 않으셨던 엄마가 아빠에게 우리 희진이는 어떻게 하냐는 질문에 그건 걔 인생이라고 말했다는 아빠의 냉정한 대답을 전해들은 후로는 몸서리치게 아버지를 미워하고 절대 용서하지 않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초등학교 이후부터 아버지 부재와 외로움을 견디지 못했던 저는 중학생이 되면서 그렇게 아빠로부터 받지 못한 사랑을 남자 친구를 통해 채우려 하기 시작했습니다. 정말 중, 고등학교 시절 제 옆에는 남자 친구가 없던 적이 없었고 그 남자 친구가 제 전부인 양 남자 친구에게 제 모든 걸 맡기고 의지했습니다. 처음에는 이런 행동들이 제 죄인지도 몰랐습니다. 그때까지 전 제가 우리 가족의 가장 큰 피해자라 생각했고 아빠와 엄마를 대신하여 나에게 무한한 사랑을 주는 그 남자 친구들이 너무나 좋았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몇 년을 보낸 후 저에게 남는 것은 허망함 뿐이었습니다. 모든 것이 시간 낭비, 감정 낭비였습니다. 남자 친구의 사랑으로 치유될 수 있을 것 같았던 저의 상처는 오히려 더 깊어져만 갔습니다. 너무나 힘이 들었습니다. 사람에게 의지하고 사랑만 갈구하는 나의 모습이 너무나 싫었습니다.
이렇게 몸과 마음이 다 피폐해졌을 때 전 어머니의 인도로 처음으로 우리들교회에 나오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말씀을 통해 하나님께서는 제게 아직도 아버지를 원망하고 미워하고 계속해서 아버지로부터 받은 상처만 붙들고 있는 제 자신을 보게 하셨습니다. 그리고 우리 가족의 가장 큰 피해자는 내가 아닌 아버지임을 깨닫게 해주셨습니다. 나는 예수 믿고 교회 나와 치유받고 있는데 예수 없는 아버지는 세상적으로도 실패한 채 얼마나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는지를 알게 해주신 것입니다. 이 후 난 아버지를 위해 처음으로 애통함으로 기도하게 되었고, 아버지의 구원을 위해 아버지와 매일 연락하고 먼저 다가가는 적용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삭을 위해 이스마엘을 내어쫓았던 아브라함의 말씀을 통해 오랫동안 교제해왔던 불신 남자 친구도 끊어내게 해주셨습니다.
저는 늘 제 상처에만 허우적댔었고 내 상처로 인한 피난처를 하나님이 아닌 남자로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얼마나 잘못된 것인지 주님을 처절하게 알려주셨습니다. 물론 여러분 중에는 저보다 더한 고난과 힘든 상황에 처해 있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주님은 여러분이 그 상황에 빠져서 여러분의 상처만 붙잡고 있길 원치 않으신다는 겁니다. 여러분의 고난은 여러분이 주님을 만나게 하기 위한 주님의 도구에 불과합니다. 주님은 이제 여러분이 여러분의 상처를 털고 일어나 주님께 가까이 오길 원하십니다.
교회를 다닌 지 3년 반이 다 되어가는 이 순간에도 저는 여전히 사람 중독에서 자유하지 못해 매일 내 욕심을 끊어내는 훈련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너무나 찌질하고 하찮았던 저도 주님은 이렇게 여러분 앞에 제 죄를 들춰내어 약재료로 사용하게 해주셨습니다. 여러분도 지금 여러분의 고난과 상처들을 언젠가는 약재료로 삼아 이 앞에서 사람을 살리는 간증을 하길 기도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