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3 이주혁입니다.
저의 가장 오래된 고난은 가난입니다. 삼 형제 중 장남인 저는 초등학생 때부터 돈 걱정을 했습니다. 동생들이 부모님께 이것저것 사달라고하면 무조건 말리고 학교에서 집에 올 때는 버스비를 아끼려고 40~50분을 걸어 다녔습니다.
처음에 우리들 교회에 올 때는 강원도 원주에 살았는데 수원으로 이사를 갈 예정으로 약 3개월 동안은 시외버스를 타고 온 가족이 다녔습니다.
가까운 교회를 안 다니고 멀리 가는 것도 이해가 안 됐지만 가장 이해가 안 됐던 것은 돈도 없으면서 매주 시외버스를 타면서까지 교회에 가는 것이었습니다. 저희 가족이 5명이라 매주 왕복으로 버스를 타면 한 달에 20만원이 들었는데, 돈이 이렇게 많이 드는데 부모님은 돈도 없으면서 무슨 생각으로 우리들 교회를 오는 것인지 이해가 안됐습니다.
돈이 없어서 다른 친구들처럼 사교육을 못하니 중학생 때부터 학교에 남아 공부하는 방과 후 수업을 했습니다. 전교 10등 안에 들면 장학금을 주는데 한 문제 차이로 장학금을 놓쳐 돈 걱정이 되어 스트레스를 받아 병원에 간 적도 있습니다.
할아버지께서는 부동산 사업을 하셨는데 사업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가는 한창 중요한 시기에 갑자기 실종되셨습니다. 나중에 병원에서 연락이 와 자초지종을 알아보니 조폭들이 사업에 끼려고 하다가 할아버지가 못 하게 하자 보복을 한 것이었습니다. 그로인해 할머니는 결국 투자한 모든 돈을 포기하시게 되었습니다.
그 돈이 80억 정도가 되어서 그 사건에 관한 책을 쓰시기까지 했답니다.
우리들 교회를 나오고 나서 할머니의 책을 읽게 되었는데 드는 생각이 ‘80억 원이면 떵떵 거리면서 살 수 있었을 텐데.’가 아니고 ‘80억 원이 있었으면 당연히 우리들교회는 안 나왔겠고, 인생이 해석이 안 됐겠지’였습니다.
돈이 아쉽긴 하지만 가난이라는 고난으로 우리들교회에 오게 해주셔서 하나님께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의 또 다른 고난은 아버지와 동생입니다.
아버지를 생각하면 항상 찡그린 얼굴로 짜증을 내시는 것이 떠오릅니다. 아버지가 집 문을 여는 소리만 들리면 몸이 굳어지고, 긴장이 되어 빨리 방에 들어가야겠다는 생각만 들었었습니다. 기숙사학교를 다녀서 주말에 집에 오면 그냥 편하게 있고 싶은데 방에 있을 때 수시로 노크도 없이 방에 불쑥 불쑥 들어오시고 문을 안 닫고 나가십니다.
어떤 일에 대해 의견을 말하면 이해한다고 하면서 결국은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하실 때도 있고,일상적인 대화를 할 때도 그냥 들어주시고 공감해주시기 보다는 비판하시고 가르치려 드셔서 아버지랑은 대화하기가 싫을 때가 있습니다.
그리고 가장 싫은 것은 안마를 시키는 것입니다. 지지난주 주 목사님께서 아내 다리 십 년째 주물러 주셔서 이제는 싫다고 하셨는데 완전 공감했습니다. 남들은 ’안마정도야 뭐 어때‘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저도 십년 넘게 안마를 했고, 특히 고등학생 돼서는 항상 피곤하고 쉬고 싶은 시간인 밤에 시키셔서 너무나 스트레스입니다. 쉬고 싶은데 안마를 해야 되니 귀찮고 짜증도 많이 나고, 하기 싫다고 말씀도 못 드리고 혼자 속으로 화내며 안마를 합니다. 아버지께는 제 의사 표현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 저보다 연약한 동생들은 많이 때렸습니다. 요즘은 잘 해주려고도 하고 화를 안 내려고도 하지만 몸에 밴 것이 있어서 마음먹은 대로 하기 쉽지는 않습니다. 아버지랑 동생들이랑 관계가 좋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요즘은 고3인지라 대학 고민이 아침부터 밤까지 머릿속을 떠나지 않습니다. 이제 교회를 17번 만 오면 수능을 봐야 되는데 잘 보고 원하는 대학 잘 붙었으면 좋겠습니다. 붙으면 회개 떨어지면 감사하라고 하시는데 이번엔 회개하고 싶습니다.
학교에서 힘든 친구들을 품어주시는 선생님을 경험하면서 저도 선생님이 되는 꿈을 품고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을 의지해서 고 3의 시간을 잘 보낼 수 있도록 기도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