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부의 예배와 공동체를 소개합니다.
청소년을 위한 예배와 간증 콘텐츠입니다.
예배와 공동체의 생생한 모습을 전합니다.
삶과 말씀을 함께 나누는 소통 공간입니다.
채플과 부서별 제자훈련 공간입니다.
교사를 위한 부서별 소통 공간입니다.
저는 학업에 대해 크게 압박감을 느끼지 않는 편안한 환경에서 자랐습니다. 부모님께서는 무작정 학원에 기대기보다 혼자서 부딪쳐보고 해결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늘 말씀하셨습니다. 그 덕분에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다닌 영어학원과 중학교 3학년 때부터 다닌 수학학원을 제외하고는 거의 혼자 공부를 해왔습니다. 다행히 고등학교 입학 후 본 모의고사와 중간고사 성적도 그리 나쁘지 않았습니다.
특히 국어는 2등급 초반의 성적이었기에, 이번 기말고사 때 정말 잘 봐서 1등급을 얻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생각지도 못하게 처참했습니다. 중학교 때와는 다르게 교과서 지문은 전혀 나오지 않고, 아예 처음 보는 외부 지문으로만 이루어진 문학 문제와 훨씬 어려워진 문법은 중학교 때 방식으로 공부했던 제게 너무 큰 벽이었습니다. 결국 1등급을 노려보던 시험은 오히려 2등급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 되어버렸습니다.
저는 이 결과를 순순히 인정하지 못하고 계속 상황 탓만 했습니다. ‘난 학원도 안 다니는데 어떻게 외부 지문까지 완벽하게 공부해? 이건 어쩔 수 없는 거잖아. 대형 학원 다니면서 자료 받는 애들을 내가 어떻게 이겨’라며 핑계를 대고 투정만 부렸습니다. “그건 다른 아이들이 너보다 더 노력했다는 뜻이야. 낙담하지 말고 다음에 더 열심히 하면 돼”라는 부모님의 조언조차, “네가 노력을 안 해서 그런 거야”라는 비난으로 곡해했습니다. 속으로는 ‘내가 성적이 안 나온 건 아직 학원을 안 다녀서 그런 건데 왜 나한테 뭐라고 하시지?’라며 원망 섞인 생각만 했습니다.
그러던 중, 그날 큐티 말씀에서 압살롬이 자신의 이름을 높이려고 세운 기념비가 결국에는 조롱거리가 되었다는 구절을 읽게 되었습니다. 그 말씀을 마주하고 나서야 제가 그동안 얼마나 오만하고 자기기만적이었는지 비로소 깨달았습니다.
이 일은 단지 국어 시험을 못 봐서 속상한 사건이 아니었습니다. ‘학원을 다니지 않으면서도 국어를 잘한다’라며 제 마음속에 남몰래 세워두었던 교만의 기념비가 와르르 무너져 내린 사건이었습니다. 모의고사 등급과 백분위만 믿고 자만에 빠져, 정작 내신 시험은 게으르게 준비해 놓고선 점수가 안 나오자 반성하기는커녕 ‘내가 제대로 하면 잘해. 아직 학원을 안 다녀서 그래’라며 국어 공부를 계속 미뤄왔던 제 모습이 보였습니다. ‘외부 지문은 어차피 문제가 없으니 어쩔 수 없다’면서 선생님이 주신 프린트만 몇 번 읽어본 게 전부였는데, 그것을 내 최선이었다고 합리화했던 것입니다.
국어뿐만 아니라 다른 과목에서도 점수가 떨어질 때마다 ‘학원을 늦게 다녀서’라는 변명을 방패 삼아 스스로를 위로하곤 했습니다. 고등학교에 와서 중학교 때보다 훨씬 안일하고 나태해졌던 제 민낯을 제대로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 사건이 제 모습을 돌아보고 회개하게 하시려는 하나님의 세밀한 도우심임을 믿습니다. 이제는 환경이나 학원 탓을 하며 숨지 않고, 학생이라는 본분에 맞게 하루하루를 성실하게 살아가겠습니다. 늘 저를 믿고 응원해 주시는 부모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저를 바른길로 인도해 주시고 좋은 환경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