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나 닮은 또 너무나 다른 '진호와 재범'
작성자명 [재범]
조회 186
댓글 0
날짜 2005.10.04
재범이는 이번주 목사님 설교를 들었습니다. 설교는 항상 좋지만 왠지 자신의 가슴을 울려주는 임팩트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진호와 그 어머니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참 울컥했습니다.
진호는 발달장애가 있기 때문에 시선도 마주치지 못합니다. 물건을 줄 주도 모릅니다. 엄마도 몰라 봅니다. 자기가 하고 싶은 일만 하고 자기가 먹고 싶은 것만 먹습니다. 그나마 돌봐주는 엄마가 없어진다면 진호는 도저히 살 수가 없는 아기같은 청년입니다.
재범이도 발달장애입니다. 아버지께 시선을 마주치지 못합니다. 마음은 커녕 물건을 드릴줄도 모릅니다. 자기가 하고 싶은 일만 하고, 자기가 원하는 것만 요구합니다. 자신을 위해 죽어주신 예수님이 없었다면 벌써 천둥, 번개를 12번이나 더 맞고 까만 재가 되었을 사람입니다.
진호 어머니는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나서 진호의 편식을 고치려고 진호와 함께 산에 올랐습니다. 진호는 라면과 쵸콜렛만 먹는 심한 편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났지만 진호는 다른 음식, 심지어 물조차도 손을 대지 않았습니다. 진호 어머니는 진호가 더욱 허기가 지도록 같이 힘든 등산을 하였습니다.
재범이는 사랑을 편식하였습니다. 어렸을 때에 동성친구들에게 받은 상처때문에 동성친구들에게는 속내를 잘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성친구만이 위로였고 기쁨이었고 구원이었습니다. 어려서부터 교회를 다녔기 때문에 하나님과 예수님을 일찍 들었습니다. 열심히 교회에서 봉사도 했습니다. 회개도 했고 구원의 확신도 가졌습니다. 방언도 하고 은사체험도 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하나님도 예수님도 내 사랑의 포커스가 아니였습니다. 지치고 곤고할 때면 주님을 찾았지만, 내 곤고함이 해결되면 재범이는 또 다른 사랑을 찾아 방랑했습니다.
진호는 아무 것도 먹지 않고 힘든 등산을 마친 3일째, 드디어 물을 마시고 김밥을 먹었습니다. 그때부터 라면과 초쿄렛 이외에 다른 음식도 먹게 되었습니다. 엄마와 시선을 마주치게 되었고, 다른 사람에게 주는 법도 배우고, 사랑도 표현하게 되고, 수영도 배우게 되었습니다. TV를 통해서 진호는 많은 사람에게 알려졌습니다. 장애에도 불구하고 진호는 맑은 심성과 열정으로 사람들에게 희망과 사랑을 나누어주었습니다.
재범이는 아직도 아버지께 눈을 마주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야만 한다는 걸 알면서도, 그분이 나를 위해 어떤 일을 하셨는 지도 알면서도, 자기가 있는 그 자리에서 주저 앉아 있습니다. 그러면서 모세를 생각해봅니다. 이집트의 왕자 자리에서 살인자가 되어서 버려진 광야에서 양의 똥이나 치우며 쓰레기같은 40년의 회한의 세월을 보낸 초라한 사람... 세상에게 인정받지도 못하며, 하나님을 열정적으로 사랑하지도 못하는 자신이 견디기가 힘이 듭니다. 그러면서 생각합니다. 나 같이 없는 자 가 있는 자 가 된다면 없는 사람들에게 희망이 되지 않을까? 하지만 그마저도 자기 욕심인 것 같아서 고개를 휘이휘이 저어버립니다.
재범이는 이제 글을 마무리 지려고 합니다. 글을 장황도록 길게 쓰는 법을 버리려고 합니다. 여태까지 자기 잘난 척만 해왔던 건 아닌 지 생각해봅니다. 하나님 앞에서 찬양한다고 했지만, 그 안에 더불어 자기를 보여주고 싶던 마음이 있었습니다. 그 분의 깊고 넓은 사랑 앞에서도 여전히 약하고 악한 자신이 너무나 부끄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