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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명 [박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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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05.07.04
2주 전부터 몸이 안 좋았어요. 교회를 서울로 옮기고 일주일에 한번만 가던 교회를 수요일에도 예배에 참석하게 되니 몸에 무리가 왔나 봅니다. 푹푹푹 쉬면서 생각했습니다. 아프니까 큐티도 쉬고 레슨만 하면서 다른거 다 스톱~~~!!
쉬면서 더 좋아져야 하는데 몸은 좋아지는지 몰라도 화내는 횟수가 늘었습니다. 누가 무슨 말을 해도 버럭버럭... 엄마도 놀라고 저도 놀라고... 일주일이 지나고서야 알았습니다. 다듬어지고 싶다던 나의 기도를 하나님은 들으셨고 드디어 저에게 손을 대시고 있다는 것을요...
하나님은 하나하나 손대시기 시작하셨습니다. 내가 지금까지 알고 있던 나의 모습을 여지없이 다 깨셨습니다. 저는 제가 무지 침착하고 많이 참고...그런 줄 알았거든요? 근데 저는 큐티 좀 했다고 부모님께 훈계를 하고, 화가 나면 그대로 직선적으로 말을 다 하는 그런 정말 못된 성품의 사람이었습니다.
나는 이렇게 괜찮은 사람인데 왜 나는 되는 일이 이렇게 없지???하고 늘 생각했습니다. 나이가 벌써 27인데, 남자친구도 없고, 나보다 못해 보이는 친구들은 저마다 너무나 좋은 신랑 만나서 결혼들을 하는데, 나는 이렇게 믿음생활 하면서 애쓰는데 왜 하나님은 나에게 이렇게 되는게 없는 인생을 살게 하실까???
늘 그렇게 생각하고 살았어요. 겉으로는 안 그런 척 겸손한 척 그러면서요. 그렇지만 하나님은 정말 속지 않으시더라구요^^;;
지난 주 금요일에 아빠랑 심하게 싸웠어요. 카센터에 차 고치러 갔는데 아빠가 카센터 사장님이랑 이야기하시는 중간에 좀 끼어들었다고 버럭 소리를 지르시는거예요. 너무 창피하고 분해서 한 구석에서 계속 울었어요. 울면서 마음을 좀 가라앉히고 있는데 아빠가 오셔서 묻더라구요? 내가 소리질러서 화났냐구... 그때 그랬어요. 내 안에 아빠의 모습을 닮고 싶지 않은 부분이 많은데 나도 모르게 닮아가서 하나님이 그거 고치시려고 나를 위해 아빠가 수고하시는 것 같다구요. 그러구 차 고치고 집에 와서 큐티책을 펼쳤더니 세상에나... 시험을 기쁘게 여기라...
할 말이 없더라구요. 그러구 저녁 먹으면서 식구들 다 모였길래 오늘 아빠랑 있었던 일이랑 큐티 나눔 하는데, 다 듣고 나더니 아빠가 그러시더라구요. 그건 큐티 나눔이 아니고 니 합리화야 ...............................
얼마나 분하고 억울해서 눈물이 나는지... 기껏 딸래미 큐티 적용하는거 듣고선 아빠라는 사람이 하는 말이 합리화 랍니다. 그때 생각했어요. 목사님은 남편분 구원을 위해서 참으셨다고 하는데 우리 아빠는 구원도 받았고 믿음도 있다고 생각하시는 분인데 어떻게 나한테 저럴 수가 있을까??? 그러면서 아빠가 그러시더라구요. 제발 나서지 좀 말라고...내가 너한테 할 말 있냐구 물어볼 때 까지 가만 좀 있으라고...뭐가 그렇게 잘나서 할 말이 그렇게 많냐고...
금요일에 이런 일이 있고 주일에 무거운 마음으로 교회를 갔는데 목사님 설교가... 잘못한 게 없어도 고개 숙여라... 내가 이렇게 가르쳐줘도 못하느냐... 머리가 나쁘면 하라는 대로 따라하기라도 잘 해라...
설교 들으면서 얼마나 힘들었는지 몰라요. 저한테 하시는 말씀인 것 같았거든요. 그치만 아무리 생각해 봐도 아빠한테 잘못한게 없어요. 아빠가 먼저 소리 질렀고 기껏 한다는 말이 합리화 라고나 말하고...
목장 나눔하면서 그랬어요. 죽었다 깨나도 이 적용 못하겠다고... 정말 못하겠다고...
오늘 레슨하기 전에 잠깐 짬이 나서 오늘 큐티 본문을 폈어요. 행함이 없는 믿음은 죽은 믿음이다... 귀신의 믿음과 다를 바가 없다... 행함으로 너의 믿음을 내게 보이라...
산 너머 산이라더니 어제 설교 말씀도 그렇게 하시더니 행함으로 보이라시네요... 차 안에서 얼마나 울었는지 몰라요... 하나님... 제가 꼭 아빠한테 먼저 가서 고개를 숙여야 해요? 아빠가 먼저 와서 미안하다고 해도 시원치 않은데요? 저 정말 못하겠어요. 나에게 왜 저런 아빠를 주셨어요? 전 정말 이해할 수 없어요. 하라고 하지 마세요. 예수님도 못하셨을 거예요...
레슨하는 학생 하나가 펑크를 냈어요. 집에 조금 일찍 왔는데 아빠 혼자 집에 계시네요. 그래도 아빠한테 고개 숙이고 싶은 생각 없었어요. 전 잘못한게 없으니까요. 근데 화장실 다녀오면서 내 방에 오는데 그냥 나도 모르게 안방으로 발길이 갔어요. 문이 열려 있었고 제가 안방 앞에 서니까 아빠가 절 쳐다도 안 보시네요... 아빠 제가 잘못했어요. 근데요, 전 아직도 잘못한거 모르겠어요. 그치만 목사님이 하라고 하셔서 하나님이 하라고 하셔서 하는 거예요. 잘못했어요. 힘들지만 아빠가 원하시는 대로 얌전히 말 안하고 얌전히 살께요. 전 그러고 싶지 않은데요, 하나님이 하라시니까 하는 거예요. 죄송해요...
그러구선 목사님 시키신 대로 아빠한테 인사를 했어요. 태어나서 아빠한테 그렇게 고개 숙여 보기는 처음이예요. 아빠가 안아주시면서 말씀하셨어요. 내가 너하고 평생 말 안하고 살려고 했는데, 니가 먼저 말 하니까 나도 말 할께. 나도 잘못했어. 나도 너 건드리지 않으려고 노력할께
눈물이 계속 나네요. 아직도 제가 잘한건지 그건 잘 모르겠어요. 그치만 하라시니까 순종하는 마음으로 했어요. 난 머리가 나쁘니까 시키는 거라도 잘 해야겠다 싶어서요. 요즘들어 많이 생각했던 건데, 성경에 나오는 믿음의 선배님들은 어떤 선택을 했느냐에 따라 그것이 축복이 되기도 저주가 되기도 했던 것 같아요. 저에게도 삶의 순간순간이 선택인데, 내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하나님이 기뻐하시기도 슬퍼하시기도 할 것 같더라구요. 근데 참 어려워요. 좋은 선택을 하기가요...
다음주부터 치유 프로그램 들어가요. 아빠한테 받은 상처가 많아서 하게 됐는데, 하다 보면 더 힘들어질 거라고 누가 저한테 그러더라구요. 과거를 거슬러 올라가서 나를 다시 보는거라 지금보다 더 힘들어질 수 있다고... 기도 부탁 드릴께요. 주원이는 정말 하나님 쓰시기에 좋은 모습으로 다듬어지고 싶어서 이런 프로그램에도 참가하게 됐는데, 정말 잘 할 수 있기를요. 저를 위해 기도해 주는 지체들이 많아서 얼마나 감사한지 몰라요.
오늘 이렇게 저에 대해서 세세하게 쓰는 이유는요, 솔직히 저도 잘 모르겠어요. 부끄럽고 창피한 이야기인데, 나에 대해서 이렇게 세세하게 누군가에게 말해본 적이 없어서 많이 망설였는데, 저도 저에 대해서 얘기하고 싶었어요. 부끄럽지만 털어놓고 싶었어요. 믿음의 친구들, 지체들에게...
제가 오늘 아빠에게 고개 숙임이 정말 좋은 선택이었다고 훗날 생각했으면 좋겠어요. 아직도 잘한건지 잘 모르겠지만, 적어도 이번 일주일 동안 야고보서 큐티하면서 마음이 무거운건 조금 덜어지지 않았을까 생각해요. 주원이 이렇게 형편없고 어리석은 사람이랍니다. 그렇지만 그럼에도 저 같은 사람의 비전을 하나님은 잊지 않으시고 쓰시겠다 하시니 정말 감동입니다. 이젠 정말 말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하나님... 사랑합니다...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