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송충이가 있었습니다. 송충이에게는 빨리 나비가 되어서 하늘을 훨훨 날고 싶은 꿈이 있었습니다. 맛없는 솔잎을 먹다 지친 송충이는 생각을 했습니다. 언제까지 이 맛없는 솔잎을 먹어야 하지? 번데기가 되면 보기 흉하다고 하던데... 아무것도 못하고 꼼작할수도 없는데 갑갑해서 견딜수가 있을까? 이런 고민을 하던 송충이는 소나무에서 껑충 뛰어내렸습니다. 시원한 바람이 불었고 보지 못한 세계가 열렸습니다. 그러나 그 순간은 너무나 짧았습니다.
어리석은 송충이같은 저의 얘기를 하고자 합니다. 작년 7월 우리들교회에 친구 소개로 왔다가 목사님 말씀에 녹아 등록했습니다. 수련회에 다녀온 후 찬양팀 연습 구경왔다가 픽업되서 낙하산인사로 찬양팀에 합류했습니다. 벌써 어언 1년이 넘었습니다. 공동체와 함께, 공동체 때문에 울고 웃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제가 2부와 3부 찬양팀을 같이 섬기기 때문에 3부 찬양팀 지체들과 나눔을 하지 못해서 고충이 있습니다. 사역은 늘어가는 데 사역에 힘을 실어줄 관계는 자꾸만 소원해져 가는 것이었습니다. 2부 찬양팀 연습을 끝고와서 3부 찬양팀에 오면 왠지 이방인 인 것 같은 느낌에 스스로 소심 한거야 자책도 해보지만... 애정결핍 이 내 삶의 결론인 저는 3부 찬양팀이 점점 멀리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3부 찬양팀을 놓을려고도 했고, 분별할 시간이 필요해서 연습만 참여하고 쉬기도 했었습니다.
그러던 제게 매혹적인 제안이 하나가 왔습니다. 친구인 전도사를 통해서 찬양을 담당하는 전임전도사 로 오지 않겠냐는 제안이었습니다. 아직도 수준이 낮고, 영혼 구원에 대한 애통함 없는 저이기에 처음에 사양했습니다. 사역하지 않아도 좋으니 한번만 만나자고 그 목사님께서 연락주셔서 지난 금요일에 뵈었습니다. 교회는 목3동에 있는 장년성도가 90명쯤 되는 교회였습니다. 목사님과 대화를 나눠보니 진솔하고 좋은 분 같았습니다. 그래도 분별이 잘 되지 않아서 그쪽 교회 금요예배를 드려봐야 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찬양시간이 끝나고 설교시간이 되었습니다. 목사님께서는 본문을 한번 읽으시고 바로 말씀은 능치못함이 없습니다 라고 선포하시고서는 성경 이쪽 저쪽을 찾아 읽으셨습니다. 신학적으로 문제될 것은 없었지만 말씀으로 능치못함이 없는 삶을 살기 위해서 해야할 적용 이 없었습니다. 대략난감했습니다. 기도도 안되더군요. 바로 결판이 났습니다.
아마 찬양전도사로 사역을 간다면 대접 도 인정 도 예쁨 도 받을 수 있습니다. 우리들교회에서 배운 말씀과 마인드로 사역한다면 핍박 도 있겠지만 영혼 이 자라나는 걸 지켜보는 기쁨도 맛볼수 있겠죠. 그런데 제 영혼은 기진맥진해서 죽을 것이 너무 뻔히 보였습니다. 저는 이미 판단이 섰지만 목사님께는 며칠동안 기도하고 심사숙고해서 연락드린다고 말씀드리고 귀가했습니다.
그리고 깨달았습니다. 내가 얼마나 하나님의 칭찬보다 사람의 칭찬에 굶주린 사람인지를... 우리 김양재목사님이 전해주시는 메시지가 얼마나 생명력 있는 지를... 나만 마음을 열면 오픈된 심령으로 나눔할 지체들이 있는 공동체의 소중함을... 제가 놓치고 있는 것을 알려주시려고 하나님께서 제게 이런 사건을 주신 것만 같습니다. 어제 목사님께서 말씀을 전하시면서 우리들교회에 온 사역자들이 정착하지 못하고 사역을 찾아 떠난다고 말씀하셨을 때 찔렸습니다. 바로 제 얘기였으니깐요.
그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큰 자가 작은 자를 섬겨야 한다. 크고자 하는 자는 낮아져야 한다. 세속의 원리는 위에서 군림하는 자가 큰 자입니다. 주님의 원리는 낮아지고 섬기는 자가 바로 큰 자 입니다. 제 안에는 아직도 사람들에게 대접받고 인정받는 큰 자 가 빨리 되고 싶은 마음이 들어있는 것 같습니다. 번데기도 되지 않고, 맛없는 솔잎도 안먹고 빨리 날 수 있는 나비가 되고 싶은 송충이의 생각입니다. 세팅을 하면서 아무도 도와주지 않는다고 투덜되었던 것도, 연습시간에 맞춰오지 못했던 지체를 속으로 비판했던 것도, 리더쉽의 연약함을 섬기기보다는 잘난체 하려는 것도 이런 마음 때문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 글도 적용의 하나입니다. 문자받고 싶어서 문자보내는 제가 아니라 진짜 사랑이 흘러나와 연락줄 수 있는 맏형의 섬김 이 있는 재범이가 되길 소망합니다. 점점 가을이 다가오는 지 날도 흐리고 바람도 선선합니다. 왠지 모르게 일도 하기 싫고 마음도 허전해져 옵니다. 따뜻한 지체의 나눔이 더 풍성해지기를 기대해봅니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