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휴..
작성자명 [은혜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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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05.09.30
진명여고에서 지나가는 학생들 아무나 붙잡고,
이 학교에서 제일 무섭고 싫어하는 사람이 누구냐고 묻는다면
아마 십중팔구 학주(선생님)라고 말할겁니다..
저희 학교 학생주임선생님은
보지 않는 듯 하면서도 다 보시는 엄청난 투시력에
걸리는 물건, 또는 복장이 있으면
무조건 머리부터 때리고 혼내는 분이시라
학생들이 엄청나게 싫어하고 또 무서워합니다.
그런데 오늘..-_ㅠ그렇게 착실하게 한 번도 레이더망에 걸리지 않고 잘 생활해 오던 제가 걸려버렸습니다-_-;;
어제 밤까지 입고 돌아다니던 교복 가디건이 비에 젖어서
빨려고 내놓느라 오늘은 다른 옷을 가지고 갔는데
오전중에는 걸릴까 봐 안 입고 있던 게
종례가 끝나고 나니까 너무 추워서 입어버린겁니다;;
지나가던 학주선생님이 갑자기 뒤에서,
야, 너, 거기 이상한 옷 입은 애!!
라고 하셔서 처음에는 누군가 했더니
갑자기 누가 머리를 퍽 하고 치는 것이었습니다-_-;
그러고는 한참 혼나고 다시 가려는데
뒤에서 또 뭐라고 들릴 듯 말 듯 들리는 욕..-_-
진짜 그때는 내가 머리를 맞았다는 사실이 너무 분해서
집에 가는 동안 내내 이를 부득부득 갈았습니다.
집에 가서 엄마한테 이르듯이 이러이러한 선생님이 있는데 사람 머리를 때린다고, 이런 건 인격모독이니까 당장 교원평가제 해서 잘라야 된다고 하는 등등 따졌더니 엄마는
그럼 너가 걸릴 짓을 하지 않으면 되지.
라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그런 사람이 너를 화나게 했다고 해서 너까지 뚱해져있으면 그 사람이나 너나 똑같은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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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말까지 들었는데도 저는 화가 풀리지 않아서
방에 들어가서 이불을 꽁꽁 뒤집어쓰고 가만히 있었는데
문득 지지난 주 설교 말씀이 생각났습니다.
갑자기 옆에 있는 사람이 세게 한 대 때렸을 때 그것을 똑같은 강도로 한 대만 때리는 사람은 없고, 대부분은 왜 때려!! 하면서 두세 대를 더 때린다고 하셨는데, 그게 지금 제 상황이랑 비슷한 것 같아서 갑자기 진짜 내가 왜이러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단 잘못을 하기는 했지만 그게 맞을 정도까지는 아니었다고 계속 생각했기 때문에 너무 분해서 어떻게 하면 복수(?)할 수 있을까 하고 생각하며 속으로 욕하고 있었던 제가 부끄러워졌습니다-_-
앞으로는 절대로 걸리지 않도록 복장을 단정하게 하고 다니고, 또 이런 일을 발판 삼아 보복하는 마음이 생기지 않도록 내가 죽어지는 인생을 살아야겠어요. 잘 안 되겠지만..-_-
(근데 이건 큐티란에 올리는 게 더 나았으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