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 이건주입니다. 저는 4대째 모태신앙으로 많은 사랑을 받으며 자랐는데, 일곱 살 때 아빠의 교통사고로 인해 할머니 할아버지와 살기 시작하면서 고난이 시작되었습니다. 부모의 사랑을 받지 못한 동생은 저한테 어떤 것이든 뺏기지 않으려 했는데 할머니는 늘 동생 편이었습니다. 동생은 내가 할머니 옆에서 자는 것조차 싫어해서 저는 할머니의 다리를 붙잡고 거꾸로 잔적도 있습니다. 아빠가 퇴원하고 나서도 엄마가 일을 나가셨기 때문에 할머니의 차별은 계속 되었고, 저는 내색은 안했지만 마음속에 차곡차곡 담아 두었습니다.
그 무렵에 피아노를 시작했는데 재미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선생님께 칭찬을 받는 것이 좋았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아마도 그 때부터 동생에 대한 시기질투와 함께 인정중독이 쌓여온 것 같습니다. 그렇게 초등학교를 마치고 중학생이 되었고 그 동안 쌓였던 분노가 터져 나왔습니다. 학교에선 친구들과 싸우기 일쑤였고, 결국엔 소위 일진이라는 애들한테 당해서 매일같이 학생부에 불려 다녔습니다. 그런 상황에서도 하나님을 찾지 않았는데도, 다행이 중3때 좋은 친구들을 만나 별 탈 없이 중학교를 마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고등학생이 되어선 대인관계가 무난해 질 줄 알았는데 피아노 선생님과 문제가 생겼습니다. 중2 때 만난 피아노 선생님은 내가 피아노 실력은 별로지만 공부는 좀 한다고 생각하셨는지 제게 엄청 집착하며 늘 1등급이 나오길 바라셨습니다. 화장은 당연히 안해야 하고, 옷도 항상 추리닝만 입고 다니라고 하셨습니다. 성적이 1등급이 안되거나, 내가 꾸미고 놀러 다니는 것이 발각되면 책을 집어 던지며 욕까지 하셨습니다. 그래도 선생님의 열성이 나를 위한 것이란 생각에 잘 참고 지냈는데, 점점 선생님이 두려워졌습니다. 선생님으로부터 전화 혹은 문자가 오거나, 심지어 그 선생님과 비슷한 차가 지나가기만 해도 너무 무서워서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레슨비도 저렴하고 실습비도 안 받으시면서 지극한 관심으로 함께 노력해주시는 선생님을 놓쳐선 안 된다는 생각에 그 선생님을 떠날 수가 없었습니다.
하나님은 그런 제게 큰 사건을 주셨습니다. 고2 중간고사 기간 중에 피아노 선생님과 카톡에 관한 이야기를 하다가 선생님 이름이 아빠 카톡에 떴다는 말을 했는데, 저는 그냥 아무 생각 없이 한 말인데, 선생님은 제가 선생님이 아빠와 불륜관계에 있다고 생각한 것으로 여기셨나 봅니다. 선생님은 중간고사 중인데도 우리 엄마 아빠는 물론이고, 자기 남편까지 다 부르시더니 같이 공부하는 학생들이 다 있는 앞에서 저에게 미친년 썅년 하면서 정말 심하게 욕을 했습니다. 그 일로 인해 저는 결국 선생님과 헤어졌고, 인문계를 다니면서 피아노를 지망했던 저의 꿈에 큰 차질이 생긴 것 같아 너무 힘들었습니다.
정말 고난이 축복인가 봅니다. 그 때부터 저는 하나님을 찾았고 공동체에서 나눔도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피아노 선생님을 만나 오히려 전보다도 더 열심히 했는데, 또 사건이 터졌습니다. 몇 주 전에 예전 그 피아노 선생님이 갑자기 엄마에게 전화를 해서 내가 카톡에 올리는 사진들이 거슬린다고 그 쪽 학생들하고는 아예 연락을 하지 않도록 해 달라고 했답니다. 정말 어처구니가 없었습니다. 나는 그 선생님이 없이도 더 잘 해서, 정말 잘 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그러면서 하나님을 찾던 마음도 점점 사라져 가는 것을 느꼈습니다. 언제부턴가 한손엔 핸드폰을 들고 나머지 한손으로 교만하게 피아노 연습을 하고 있는 저를 보게 되었는데, 사실 저는 원래부터 게으름과 교만이 온 몸 가득히 배어 있었던 것입니다.
최근엔 저를 지지해 주시던 아빠가 이렇게 해서는 지방대도 못가니까 자신 없으면 지금이라도 피아노 때려 치우고 수학공부나 열심히 하라고 단호하게 말씀하셨는데, 저는 정말로 심각해졌고, 그동안 건성으로 보았던 큐티 책을 다시 꽉 붙잡게 되었습니다. 그날 말씀은 누구든지 나를 따르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매일 자기 십자가를 지고 따르라는 말씀이었습니다. 고난이 축복이란 말씀이 정말 실감났습니다. 고3의 압박 때문인지 말씀이 빨려 들어오는 것이었습니다. 나의 지나온 일들을 자세히 살펴보니, 결국 나에겐 말씀이 없었고 그래서 내 힘으로만 이루려고 했기 때문에 이해할 수 없는 사건이 끊이지 않았던 것입니다.
이제 말씀에 의지해서 수능을 준비하기로 결단합니다. 온 몸 가득한 교만과 게으름이 잘 떠나지는 않겠지만 힘들 때마다 그것을 축복으로 알고 더 열심히 나누면서 가겠습니다. 정말 고치기 힘든 나의 교만과 게으름을 보게 하기 위해서, 이렇게 간증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신 목사님과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 하나님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