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행전 27:9-20
9 여러 날이 걸려 금식하는 절기가 이미 지났으므로 항해하기가 위태한지라 바울이 그들을 권하여
10 말하되 여러분이여 내가 보니 이번 항해가 하물과 배만 아니라 우리 생명에도 타격과 많은 손해를 끼치리라 하되
11 백부장이 선장과 선주의 말을 바울의 말보다 더 믿더라
12 그 항구가 겨울을 지내기에 불편하므로 거기서 떠나 아무쪼록 뵈닉스에 가서 겨울을 지내자 하는 자가 더 많으니 뵈닉스는 그레데 항구라 한쪽은 서남을, 한쪽은 서북을 향하였더라
13 남풍이 순하게 불매 그들이 뜻을 이룬 줄 알고 닻을 감아 그레데 해변을 끼고 항해하더니
14 얼마 안 되어 섬 가운데로부터 유라굴로라는 광풍이 크게 일어나니
15 배가 밀려 바람을 맞추어 갈 수 없어 가는 대로 두고 쫓겨가다가
16 가우다라는 작은 섬 아래로 지나 간신히 거루를 잡아
17 끌어 올리고 줄을 가지고 선체를 둘러 감고 스르디스에 걸릴까 두려워하여 연장을 내리고 그냥 쫓겨가더니
18 우리가 풍랑으로 심히 애쓰다가 이튿날 사공들이 짐을 바다에 풀어 버리고
19 사흘째 되는 날에 배의 기구를 그들의 손으로 내버리니라
20 여러 날 동안 해도 별도 보이지 아니하고 큰 풍랑이 그대로 있으매 구원의 여망마저 없어졌더라
♱ 광풍이 크게 일어나니 ♱
하나님 아버지, 내 삶에 일어난 광풍이 성령의 광풍이 되기를 원합니다. 말씀해 주시옵소서. 듣겠습니다.
성령의 광풍이 되려면 첫째, 전문가가 아닌 말씀의 인도함을 받아야 합니다.
9절부터 13절까지는 항해를 만류하는 바울과, 바울의 말보다 선장과 선주의 말을 더 믿어 항해를 강행하려는 백부장의 모습이 대조되어 있어요. 9절에 ‘여러 날이 걸려 금식하는 절기가 이미 지났으므로 항해하기가 위태한지라 바울이 그들을 권하여’라고 해요. 지중해 항해는 5월에서 9월이 안전한 기간이고 11월부터 2월까지는 강한 바람 때문에 항해가 전면 금지되어 있었어요. 이때가 10월경인데 지금 항해하는 것이 위태하다는 것은 모두가 아는 상식이었죠. 그래서 바울은 자기 경험을 바탕으로 상식과 원칙을 지키는 것이 생명을 살리는 것임을 알고 가지 말자고 간절히 권해요. 그러나 사람들은 선장과 선주의 말을 듣습니다. 물론 우리가 전문가의 말을 들어야 할 때도 있어요. 그러나 암에 걸리고 생명이 오늘내일할 때는 생명의 주인이 하나님이시기에 전문가의 말보다 말씀을 듣는 것이 더욱 중요합니다.
10절에 ‘말하되 여러분이여 내가 보니 이번 항해가 하물과 배만 아니라 우리 생명에도 타격과 많은 손해를 끼치리라 하되’라고 해요. 이 항해가 생명의 문제라는 것입니다. 생명과 생사화복은 하나님께 달려 있는 것이에요. 지혜로운 자는 십자가를 통과한 자이고 타이밍을 아는 자입니다. 바울은 비록 죄수의 신분이지만 십자가의 은혜와 말씀을 아는 자였어요. 그래서 그는 생명을 살리기 위한 결정을 촉구하지요. 그러나 선장과 선주는 돈을 벌어야 하기에 이익을 위한 결정을 해요. 그들의 판단 기준은 오직 돈이었어요. 그래서 결국 무리하게 항해하다가 재물에 타격을 입히고 생명도 죽음의 위기로 다 몰아넣고 맙니다.
지금도 이 세상 사람들의 판단 기준은 돈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누구도 예외가 없어요. 게다가 백부장 율리오가 내린 인본적인 판단에는 또 다른 이유가 있었지요. 미항이 겨울을 지내기 불편해서 모든 사람이 미항을 떠나 뵈닉스로 가길 원했기 때문이에요. 돈이 있는 곳에 육신의 정욕, 안목의 정욕, 이생의 자랑이 다 따라다니니까 불편을 못 참습니다. 이렇듯 돈을 위한 결정에는 자기 욕심이 섞여 있습니다. 오직 십자가를 통과한 사람만이 욕심을 내려놓고 말씀의 인도함을 받아 이타적인 결정을 할 수 있는 것이죠. 결국 사람은 100% 죄인인지라 배에 탄 모두가 뵈닉스로 가자고 동의합니다. 여러분은 어떠세요?
♱ 공동체 지체들이 말씀으로 권면해 주는 말보다 전문가를 더 의지하지는 않나요? 어떤 기준으로 결정하나요? 상대에게 조언할 때 내 욕심이 섞여 있지는 않나요?
성령의 광풍이 되려면 둘째, 내 손으로 내버리게 하십니다.
13절에 ‘남풍이 순하게 불매 그들이 뜻을 이룬 줄 알고 닻을 감아 그레데 해변을 끼고 항해하더니’라고 해요. 그래서 결국 미항을 떠납니다. 그런데 순하게 남풍까지 불어와요. 그래서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서 늘어뜨려 두었던 닻마저 감아 올립니다. 믿음의 공동체에서 아무리 권하고 말하고 반대해도 뭔가 일이 되는 것 같으니 공동체에 깊이 뿌리내렸던 닻을 도로 감아 올려 출항하는 것이에요. 그런데 14절에 ‘얼마 안 되어 섬 가운데로부터 유라굴로라는 광풍이 크게 일어나니’라고 해요. 다 이루어진 것처럼 신나게 전진하고 있을 때 갑자기 예기치 못한 광풍이 배에 불어닥쳤어요. 광풍의 사전적 의미는 봄볕이 따사로운 맑은 날씨에 부는 바람이라고 해요. 전혀 생각하지 못하고 있는 그때 이해할 수 없는 풍랑이 일어난 것이죠. 선장과 선주의 욕심과 거짓말 때문에 지금 광풍을 마주한 거예요. 멈추려 해도 이미 닻을 걷어 올려서 바로 멈출 수가 없고 이미 속도가 너무 붙어서 닻을 내렸다가는 배가 뒤집히게 생겼어요. 이렇듯 주님은 내 뜻을 쫓아가던 죄악에서 돌이키게 하시고자 광풍을 주십니다.
우리의 방향을 바꾸게 하는 이 광풍이 곧 성령의 광풍입니다. 이때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버리는 것이에요. ‘우리가 풍랑으로 심히 애쓰다가 이튿날 사공들이 짐을 바다에 풀어버리고’라고 해요. 처음 광풍을 만났을 때는 어떻게 하나요? 바다 위 풍랑에 그대로 노출되어 극치에 해당하는 고통을 당하면서도 선원들은 항복하지 않아요. 내가 쥐고 있는 것이 너무 좋아서 버리지 못하는데 그 끝에는 돈이 있습니다. 내가 가지고 있는 부적절한 관계, 옳지 못한 것을 버리는 것이 성령의 광풍의 결론이에요. 내가 하나님 외에 의지하고 있는 그것은 손해를 보더라도 버려야 합니다. 하나님이 보시기에 옳지 못한 모든 것을 버려야 해요. 결국 애쓰던 사공들이 드디어 짐을 바다에 버립니다. 그런데 이 버리는 것을 19절에 ‘사흘째 되는 날에 배의 기구를 그들의 손으로 내버리니라’라고 해요. 그들의 손으로. 즉 내 손과 발이 가는 적용으로 죄를 끊어내야 합니다. 지금 내게 닥친 광풍은 성령이 임하시기 위한 축복의 사건이에요.
20절에 ‘여러 날 동안 해도 별도 보이지 아니하고 큰 풍랑이 그대로 있으매 구원의 여망마저 없어졌더라’고 하지요. 미리 말씀이 들리면 좋겠지만 우리는 꼭 해달별이 다 떨어지는 사건이 와야 비로소 우리 속에 죄가 보이고 공동체 지체들의 말이 들리기 시작하지요. 적용 질문 드립니다.
♱ 지금 내가 끊어내야 할 관계는 무엇이고 버려야 할 것들은 무엇인가요? 광풍 속에서도 여전히 배의 키를 내가 붙들고 있지는 않나요?
30대 초반에 교수가 되었으나 투자 사기를 당해 인생의 유라굴로 광풍을 지나며 큐티하는 공동체를 만나 주님의 인도하심을 받게 되었다는 한 성도님의 큐티인 묵상 간증이에요.
“30대 초반에 유학을 마치고 교수가 된 저는 일중독에 빠졌어요. 처음에는 순하게 불어오는 남풍을 탄 듯 여러 보직을 거치며 승승장구했지요. 그러다가 친한 후배와 친구의 권유로 투자를 시작했어요. 초기에 투자 대비 많은 배당금을 받자 정욕과 물질 우상에 눈이 멀어 집을 담보로 대출까지 받아 투자했다가 사기를 당하고 말았어요. 유라굴로 광풍 같은 이 사건으로 저는 큰 손해를 입고 우울증에 빠져 절망했습니다. 잃어버린 돈을 찾으려고 애쓸수록 배신감과 복수심만 불타오르고 술과 담배로 몸은 만신창이가 되었어요. 교회에 다니면서도 말씀보다 성공을 쫓으며 분별 없이 살아왔기에 제 짐을 버리기까지 7년 반이라는 시간이 필요했어요. 그러나 하나님은 구원의 여망마저 없어진 저를 포기하지 않고 아내를 통해 큐티하는 공동체로 이끌어주셨어요. 그때 ‘예수 믿는 자에게 우연이 없고 어떤 고난도 구원을 위해 꼭 있어야 할 일이다’라는 목사님 말씀이 들렸어요. 이후 공동체에서 말씀으로 양육 훈련을 받으며 하나님만이 제 삶의 주인이심을 인정하게 되었지요. 제게 고난을 허락하셔서 내 힘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음을 고백하고 회개하게 하시니 감사드려요. 광풍의 사건을 만날 때 제 삶의 유일한 선장이신 주님이 이끄시는 대로 항해하길 소원합니다. 저의 적용은 ‘통장 입출금 내역을 아내에게 공유하고 재정을 투명하게 관리하겠습니다. 내 생각을 내려놓고 작은 일도 공동체에 묻고 나누며 가겠습니다.’입니다.”
하나님의 말보다 선장과 선주의 말을 더 믿고 그레데를 더 의지했기에 하나님은 광풍을 허락하실 수밖에 없었어요. 별 인생이 없기 때문이에요. 그럼에도 이 광풍 속에서 말씀이 들리고 기억난다면 우리가 만난 이 광풍이 성령의 광풍이 될 줄 믿습니다.
♱ 기도 드릴게요.
주님, 바울의 말을 무시했던 백부장처럼 생명을 살리는 말씀이 아닌 전문가의 말을 더욱 신뢰하며 살 때가 많은 저희입니다. 지금 있는 곳이 불편하다며 더 좋은 것이 있을 줄 알고 결정하였지만 그 마음 깊은 곳에 돈을 사랑하는 마음이 있었음을 고백합니다. 남풍까지 순하게 부니 내 판단이 옳다며 교만했습니다. 그러나 갑자기 만난 인생의 광풍 앞에서 제가 틀렸고 주님이 100% 옳으심을 고백합니다. 감당하지 못하는 광풍 앞에서 아직 끊어내지 못한 모든 죄악이 끊어지길 원합니다. 내 손으로 버리고 끊는 적용을 통해 다시 돌이켜 주께로 나아감으로 이 모든 광풍이 성령의 광풍이 되도록 인도해 주시옵소서. 해도 별도 보이지 않는 우리의 인생 가운데 다시 말씀이 들리게 역사해 주시옵소서. 예수 그리스도 이름으로 기도드리옵나이다. 아멘.